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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경력은 물과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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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2-15 09:49 조회5,2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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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0부의 이력서를 보았다. 1부씩 살펴보았던 이력서다. 필자의 서재에는 약 2,000부의 이력서가 있다. 별도로 출력해서 꾸준히 공부해온 이력서다. 그 안에는 2,000명의 직장인과 그 가족들의 소중한 삶이 녹아 있다. 자기소개서를 보면 거의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상사/부하/동료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바로 부모/가족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늘 떠오르는 사람들이다. 직장인은 출근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배운다. 배우며 일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부모/가족 때문에 더 좋은 모습으로, 덜 짜증나는 모습으로 일하려고 하는 욕구가 생긴다. 이 세상 모든 직장이 직장인의 부모와 가족에게 감사해야 할 이유이다.

무더운 8월 이었다. 긴장한 모습의 33살의 직장인이었다. 자기소개서에 그가 작성한 내용이다. “어린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모범적인 학교생활과 줄곧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교내외에서 진행된 경시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똑똑한 사람이었다. 가능한 웃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열심히 살아온 모습이 역역한 사람이다. 자기소개서 이 2줄만으로.. 가볍지 않았던 인생의 무게가 느껴진다.

깡(별명)/돌파구/학교간부/응원단장/성과/고집/긴장/절제/마음/결속/쉬지말자..자기소개서를 구성하는 전반적인 단어들이다. 자기소개서에 목적어를 제외한 나머지 단어에 관심이 많다. 작성한 사람의 평소 모습을 보게 되는 아주 중요한 내용이다. 또한 이러한 단어들이 적절히 반복되어지면서 흐르는 분위기가 한 방향이면 진정성이 보인다. 이 분은 의지/적응/화합/노력/소통/성과의 느낌으로 가득하다. 맞추어왔고 적응해 왔으며 강하게 성장해야만 하는 자신의 운명 앞에 도전중인 것이다.

살아온 과거가 아프다. 믿어야 할 것이 자기 척추 밖에 없다. 이러한 사람일수록 적응/성실/열정이 높다. 비교적 그러하다. 삶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직장인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목이 있다. 지금의 노력이 나중으로 연결 되어야 한다. 죽기 살기로 적응하고/언제나 솔선수범하고/항상 뜨거웠던 그 노력이 꾸준히 연결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10년을 일했다. A라는 제조업종인 대기업에서 인사업무를 약 1년간 담당했다. 그 다음 같은 기업에서 4년간 해외영업을 했다. A 제조 기업에서 약 5년간 근무하면서 2개의 다른 직무를 경험하였다. 회사가 원했든, 본인이 원했든 간에 1기업에서 직무변경이 된 것이다. 30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회사를 옮긴다. 여기에서부터 이력이 깨어진다.

중소 컴퓨터 기업에서 1년간 경영기획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1번 회사를 옮기면 2개 회사에서 근무한 것이 된다. 이 사람은 2개의 기업에서 완전히 다른 직무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나이 30이다. 실무에 물이 올라야 할 시점이다.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 나이다. 하나도 소화하기 힘든 시간에 2개 회사에서 3가지 일하며 죽기 살기로 적응하고/언제나 솔선수범하고/열정이 가득하다. 착한데 안타깝다.

규모와 업종이 다른 기업에서 근무해 보니 환경도 다르다. 결국 현재 보다 조금 더 익숙한 제조업체로 직장을 옮기게 된다. 직장인이 된지 7년이 되는 시점에서 3번째 직장을 찾고 있다. 찾다 찾다가 처음 취업한 대기업의 다른 계열사로 옮긴다. 합격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여기에서 담당한 업무는 중소기업에서 담당했던 경영기획이다. 정말 경영기획업무가 본인이 원했던 업무라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복귀인가?

여기에서 약 4년간 근무하고 또 회사를 옮기고자 한다. 4번째 회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나이는 30대 중반이다. 직장생활 한지 10년이 되었다. 3개의 회사에서 3개의 직무를 경험했다. 이 상황에서 필자와 마주하고 있다. 지친모습이 소금에 절인 배추와 같다.

아픈 과거를 통해 잘 성장해 주었고, 누구보다 자식의 도리를 다해온 사람이다. 가정의 소중함과 일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왜 이러고 있는가? 스스로 만들어 온 이력에 대책이 없다. 또한 지쳐있는 모습에 총기마저 잃은 듯하다. 위로해 주고 싶은데 회초리가 생각난다.

경험과 경력이라는 것이 있다. 비슷한 것 같지만 물과 기름이다. 경력이라는 놈은 직장과 직장인이 요구하는 방향이 같았을 때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구직자/직장인은 경력이라 우기는데 직장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경험이 된다. 구직자/직장인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지만 수요자인 기업의 입장은 “당신만의 경험이다.”

인사 1년, 해외영업 4년, 경영기획 5년이다. 나이가 30대 중반이다. 일 해온 시간이 10년이다. 이 사람의 주특기가 무엇인가? 경영기획인가? 해외영업인가? 물론 이러한 이력을 반기는 회사도 있다. 그러나 한참 일해야 하는 나이다. 1가지 주특기를 살려야 한다. 가능한 수요가 큰 이력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는가?

“인사와 경영기획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A 제조 기업에서 왜 퇴사를 했단 말인가? 여기에서 인사업무 계속 할 수 있도록 적응하고 성과 내든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하여 경영기획으로 직무 변경을 하든지 그렇게 주특기를 살려야 했다. 사내외 다양한 인맥을 동원해서 경력관리/이,전직에 대한 조언을 챙기지 못한 것이다.

경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해 놓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원하는 기업과 손잡아야 한다. 그래야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또한 정해 놓은 것은 꾸준히 연결되어야 한다. 수시로 깜빡이 키면 안 된다. 현재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직장인이 몇 명 있겠는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전직의 홍수다. 매일 면접 보는 것이 기업의 실상이다.

직장인의 경험은 가능한 경력 안에 있어야 한다. 직장과 직장인이 모두 인정하는 경력 안에서 경험이 존재해야 한다. 오는 대로 맞이해서는 안 된다. 급한 대로 주어 담아서는 안 된다.

기업의 경력개발프로그램(CDP)은 개인의 경력관리에 항상 도움이 되는가? 기업별로 각양각색의 경력개발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은 경력관리상 장단점이 있다. 한 회사에서 정년을 하게 된다면 그 회사에서 서로가 원하는 대로 경력개발을 하면 된다. 계열사로 옮기거나, 다양한 직무를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회사로 이,전직을 하게 된다면 상황은 급반전 된다. 주특기가 사리진다. 지원하는 회사와 맞지 않는 그 모든 것이 “나만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다.

“경험사원” 채용은 없다. 모든 구인공고는 “경력사원” 채용이다. 모든 구인공고는 해당 직무를 못 박아 놓고 그와 연관된 일에서 꾸준히 적응/성과 낸 사람을 요구한다. 주특기가 있는 사람을 요구한다. 지금 취업포털에 있는 구인공고를 확인해 보면 정확하게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다.

3개 기업에서 3개 직무를 담당했다. 이제 4번째 기업으로 옮기고자 한다. 10년 중 근속기간이 10%에 해당되는 인사업무를 하고 싶어 한다. 또한 경영기획 업무 하고 싶어 한다. 희망하고자 하는 업종과 기업 또한 명확하지 않다. 무언가 명쾌하지 않은 이력이며 이력의 정렬이 잘 되지 않는 이력이다. 한참 보아야 연결점이 조금 보이는 이력이며 물어 보고 확인을 해 보아야 조금 이해가 되는 이력이다.

나쁜 추억은 있어도 나쁜 경험은 없다. 그러나 무지함 속에서 길어지는 경험은 바로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는 대로 맞이하게 된다. 경력은 가능한 필요한 경험을 요구한다. 좋은 경험이다. 필요에 의해서, 선택에 의해서 만나야 한다. 경력관리론의 기본원리다.

작성자 : 이대성 [커리어 메니지먼트 ㈜ 대표 / 겸임교수 / (사)한국취업진로학회 부회장 / '커리어를 경영하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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